본문/내용
1. 서론
부모님댁 거실 한편에 앉아 어린 조카와 장난감 인형을 가지고 놀던 기억이 아직 생생하다. 세 살짜리 꼬마는 손에 쥔 곰인형을 바라보며 심각한 표정으로 “이 인형은 내 친구야”라고 선언했다. 순간 나는 “정말 친구가 될 수 있을까”라는 당혹스러움과 함께 “하지만 아마 저 아이에게는 이 인형이 정말 친구가 될 거야”라는 다정한 믿음이 교차하는 경험을 했다. 교과서에 적힌 ‘유아는 상징적 사고를 통해 사물에 인격과 의미를 부여한다’라는 공식적 설명보다, 아이의 말 한마디가 훨씬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그러나 그 순간 머릿속에는 곧바로 다른 질문이 뒤따랐다. ‘유아의 세계에는 우리가 모르는 독특한 논리가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순수한 궁금증이 일었다. 사물과 친구가 뒤바뀌고, 비가 올 때는 구름이 일부러 물을 뿌린다고 믿는 아이들의 상상이 단순한 망상이 아니라 그들만의 논리와 규칙에 기반한 사고 방식이라면, 성인이 된 우리가 그 사고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내가 가진 어른의 상식과 논리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그들의 세계가, 사실은 완전히 다른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닐까”라는 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