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대학교 사회복지 수업 시간 첫 강의에서 ‘복지국가(welfare state)’라는 용어를 들었을 때, 내가 받은 첫인상은 낯설고도 당혹스러웠다. 고등학생 시절 외할머니댁에서 우연히 국민연금 통장을 들여다본 적이 있다. “이 돈이 어디서 나오는 거지”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연금 납부 내역과 지급 내역이 빼곡히 적힌 통장을 들여다보며, 세상 어딘가에서 누군가가 내 돈을 대신 내주는 것은 아닐까 상상했다. 그때의 나는 복지제도가 단순히 정부 지원으로만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교과서에는 ‘국가는 사회적 위험에 대비한 안전망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국민의 삶을 보장한다’고 나와 있었다. 이론은 그럴듯해 보였지만, 해묵은 의문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이후 방학을 맞아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다. 독일 기차역에서 ‘Sozialhilfe’라는 복지 안내 표지판을 본 순간, “한국과 뭐가 다를까”라는 호기심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표지판 아래에는 무료 급식 센터, 청년 실업 지원 센터, 노인 여가 프로그램 안내가 촘촘히 적혀 있었다. 그중 한 할아버지는 “이 프로그램 덕분에 인생이 풍요로워졌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