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요즘처럼 모든 것이 돈으로 환산되는 시대에 ‘공짜’로 제공되는 무언가를 접하게 되면 의심부터 들게 된다. 가령 거리의 가로등, 비상벨, 공용 화장실처럼 누구나 이용할 수 있고 누구도 돈을 지불하지 않는 시설을 보면 ‘이건 누가 돈을 내는 걸까’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그럴 때마다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공공재’이다. 경제학 교과서에서는 공공재를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이라는 개념으로 정의하지만, 나는 솔직히 그런 이론적인 정의만으로는 이 개념이 잘 와닿지 않았다. 오히려 내가 사는 동네의 CCTV, 버스정류장에 있는 온열의자, 동사무소에서 나눠주는 무료 마스크 같은 실생활 속 사례를 떠올릴 때, 공공재란 무엇인지 조금 더 감이 잡혔다.
이 주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도 사소한 경험에서 시작되었다. 어느 날 늦은 밤 귀가하던 길에 골목길 가로등이 고장 나 있었고, 그 어두운 길을 걸으면서 불쾌함과 불안을 동시에 느꼈다. 그 순간 머릿속에 스친 것은 ‘왜 이런 것들은 고장 나면 바로바로 수리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 가로등 하나에도 유지비용이 들고, 그 돈은 결국 시민들의 세금에서 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