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살면서 다문화가정을 마주할 일이 많지 않을 것 같았지만,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이웃이 되어 있었다. 동네 슈퍼에서 항상 환한 미소로 인사하던 아주머니가 결혼이주여성이었다는 것을 알고 나서야, 나는 그동안 얼마나 무관심했는지를 깨달았다. 그분은 매일 우리와 같은 길을 걷고, 같은 물건을 사고, 같은 날씨에 똑같이 땀을 흘리며 살아가고 있었다. 그런데도 나의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외국인’이라는 경계가 지워지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은 더 이상 단일문화 사회가 아니다. 국제결혼, 외국인 근로자, 난민, 이주노동자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에 들어와 정착한 이주민들이 늘어나면서, 이들과 함께 사는 사회로 전환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결혼이주여성이나 외국 출신 부모를 둔 자녀들이 구성하는 다문화가정은 단순히 국적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의 문제, 정체성의 문제, 교육의 문제, 더 나아가 우리 공동체의 문제이기도 하다.
문제는 단지 숫자의 증가에 있지 않다. 다문화가정이 사회에서 배제되거나 차별받는 경험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제도적 지원이 없지 않지만, 그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는 의문이다. 행정기관에서 제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