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개정 누리과정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마음 한편이 복잡했다. 교육이 바뀐다는 것은 늘 현장에 있는 교사들에게는 희망과 부담이 동시에 얹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나는 처음 유치원 교사로 발령을 받았을 때, ‘아이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당시 누리과정은 하나의 틀처럼 여겨졌고, 우리는 그 틀 안에서 ‘놀이도 하면서 학습도 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곤 했다. 아이들이 바깥놀이를 조금만 길게 해도 괜히 불안해졌다. 학부모의 눈치, 평가의 기준, 시간표의 압박이 늘 교실에 함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개정된 누리과정을 살펴보며 한 가지 장면이 자꾸 떠오른다. 아이들이 모래놀이를 하다가, 누가 먼저 만들었느니로 다투다가 결국 서로 도와가며 커다란 산을 만들었던 순간이다. 나는 아무 말 없이 지켜봤다. 그 순간이야말로 교사가 ‘개입하지 않음으로써 배움이 일어나는’ 진짜 교육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개정 누리과정이 강조하는 ‘놀이 중심’과 ‘유아 주도성’이란 바로 이런 장면들을 말하는 것 아닐까. 물론 이상은 아름답지만 현실은 늘 녹록지 않다. 아이들을 믿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