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일상에서 장애인을 만난 기억은 대부분 짧고 스쳐 지나가는 일이 많다. 지하철에서 휠체어를 탄 승객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비켜준 적도 있고, 한 번은 신호등이 바뀌기 전 점자 블록 위에 서 있던 시각장애인을 보고 조심스레 다가가 “도움이 필요하신가요”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하지만 그 순간의 친절은 어디까지나 나의 시선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장애인의 입장에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그들의 삶을 국가가 어떻게 정의하고 지원해야 하는지는 나 역시 명확하게 답하지 못했다. 그런 점에서 ‘장애인의 기준’이라는 문제는 단순히 법적 테두리 안의 정의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어떤 사람들을 보호하고, 어떤 사람들은 제외하는지를 결정짓는 지표라고 생각하게 된다.
장애인복지법은 오랜 시간 동안 변화를 거듭해 왔다. 처음에는 장애의 개념이 매우 제한적이었고, 신체적 결손이 명확한 경우에만 장애인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정신적 장애, 발달장애, 시각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장애들에 대한 인식이 점차 넓어졌고, 법도 이에 따라 달라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사각지대는 존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