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시민’이라는 단어는 참 익숙하면서도 어쩐지 낯설다. 뉴스에서 정치인을 비판할 때, 선거철이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표현으로, 혹은 ‘시민의식’이라는 말로 들려올 때마다 나는 그 단어가 마치 나와는 조금 거리를 두고 있는 존재처럼 느껴졌다. 학생일 때는 시민이라는 단어보다 ‘청소년’, ‘미성년자’, ‘학생’이라는 단어가 먼저 다가왔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나를 ‘시민’이라고 소개해 본 적은 없다. 나는 그저 주민등록번호를 가진 한 사람일 뿐, 특별한 공적 정체성을 갖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시민이란 개념이 나와 완전히 무관한 것은 아니다. 가끔 투표소 앞에 서 있거나, 사회 문제에 대한 뉴스를 보다 화가 치밀어 올라 댓글을 달 때, 또는 주변의 부조리에 작게나마 항의 메일을 보낼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곤 했다. ‘이게 시민으로서의 행동인가’라는 질문이 스치듯 지나간다. 하지만 곧 일상에 밀려 그 감정은 흐릿해진다. 마트에서 장을 보고, 회사를 다니고, 지하철을 타고, 그렇게 살아가는 하루하루 속에서 나는 그저 개인일 뿐이다.
그런데도 이 질문, ‘나는 시민인가’는 나에게 묘한 울림을 남긴다. 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