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염색체 이상’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것은 그저 생물 시간에 외워야 하는 개념 중 하나였다. 21번 삼염색체, 염색체의 결손이나 전좌, 염기쌍의 반복 같은 말들은 시험을 위한 지식이었고, 그것이 실제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실습 중 만난 한 아이는 그 개념들을 전혀 다른 차원에서 내게 다가오게 했다. 교실에서 처음 그 아이를 마주했을 때, 나는 순간적으로 멈춰섰다. 또래보다 작은 체구, 평평한 콧등, 살짝 벌어진 눈매, 그리고 너무도 맑고 천진한 웃음을 짓고 있는 아이. 그 아이는 다운증후군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그 아이 앞에서 내가 배운 것이 얼마나 얕았는지를 실감하게 되었다.
그날의 기억은 지금도 생생하다. 아이는 무작정 나에게 다가와 손을 붙잡고, 똑같은 말을 반복하며 웃음을 지었다. 나는 당황스러웠지만, 곧 그 아이가 나에게 건넨 따뜻함에 무장해제되었다. 하지만 동시에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다.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하지’, ‘무엇을 도와줘야 할까’, ‘이 아이는 나와 다른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교과서에는 ‘염색체 이상에 의한 지적장애는 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