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내 삶에서 불평등하게 분배되고 있다고 느낀 첫 장면은 장학금 심사 결과 공지 앞에서였다. 성적과 소득, 가계부채, 가구원 수까지 점수로 환산된 표가 벽에 붙어 있었다. 나는 그 표 안에서 애매한 위치에 있었다. 등록금 대출 이자 고지서를 손에 들고도 ‘긴급성’ 항목에선 점수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허탈함이 먼저 올라왔다. 서류상 기준에는 내가 가진 절박함이 잘려 있었다. 그 순간 나는 숫자가 사람을 얼마나 쉽게 평평하게 눌러버리는지 실감했다.
두 번째 장면은 팀 프로젝트였다. 역할은 균등하게 나눴다고 했지만 실제 보고서 작성과 발표 준비, 발표 연습까지 내 몫이 더 컸다. 발표가 끝나고 점수가 공평하게 나눠졌다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날 밤 컴퓨터를 끄면서 나는 속으로만 소리쳤다. 왜 나는 그때 아무 말도 못했을까. 말해봐야 분위기를 깨는 사람으로 찍힐까 봐 주저했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답답했다. 분노와 체념이 동시에 있었다. 억울함을 느끼면서도 어쩐지 죄책감도 있었다. 내가 더 목소리를 내면 누군가의 몫을 빼앗는 건 아닐까 하는 이상한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그때 깨달았다. 불평등은 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