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측정과 척도’라는 용어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갑자기 교실 뒤편 구석에 앉아 있던 그 날이 떠올랐다. 심리학 수업 시간에 교수님이 막 “척도(level of measurement)”라는 단어를 칠판에 적었을 때, 그 글자들은 내가 전공과목과의 거리를 확인시켜주는 이정표처럼 느껴졌다. 머릿속에 ‘명목척도서열척도등간척도비율척도’라는 단어가 맴돌았지만, 그 의미를 실생활과 연결해본 기억은 전혀 없었다. 그때 나는 수업이 끝나자마자 친구에게 “척도가 도대체 뭐야”라고 물었지만, 친구도 나만큼 생소해하는지 정확한 답은 듣지 못했다. 결국 뒤늦게 교과서를 뒤적이며 개념을 외우는 데 급급했지만, 그 순간에도 숫자와 기호가 내 머릿속에 딱딱하게 박히기만 할 뿐, ‘도구’로서의 실용성은 느껴지지 않았다.
몇 년 후 대학원에서 설문지를 직접 만들어야 했을 때 그 낯설음은 더욱 심해졌다. ‘만족도는 1점부터 5점까지’라는 간단한 척도 문항을 설계하면서도 머릿속에서는 “이 숫자들로 내 삶과 감정을 제대로 재단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떠오르곤 했다. 내 주변 친구들 사이에서 가끔은 농담 삼아 점수를 매기기도 한다. “우리 팀 회식 어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