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문법과 불문법에 관하여 토론하시오.

1. 서론

법학 수업 시간에 “성문법은 문자로 명문화된 법이고, 불문법은 사회 관습이나 판례를 통해 형성된 법”이라는 설명을 처음 들었을 때 내 머릿속은 온통 물음표로 가득찼다. 갑자기 눈앞에 펼쳐진 ‘문자’와 ‘관습’의 대비가 마치 서로 다른 세계를 연결하는 다리처럼 느껴졌다. “문서에 쓰여 있지 않아도 얼마든지 법이 될 수 있다니, 그게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계속 맴돌았다.
하교길에 친구와 걷다 문득 “우리 마을에도 규칙이 있지만, 주민들끼리 묵묵히 지키는 규범이 더 강력할 때가 있다”는 대화를 나눈 기억이 떠올랐다. 아이들이 공터에서 공놀이를 할 때 “공이 저 집 담장 위로 넘어가면 절대 못 찾는다”는 묵시적 합의가 문서보다 더 확실한 법처럼 작동했다. 그 순간 “이게 바로 불문법의 힘이구나”라는 깨달음이 살짝 스며들었다.
얼마 전 뉴스에서 “새로 통과된 도시 미관 조례” 기사를 읽으며 다시 한번 고개를 갸웃했다. 보도블록 색깔간판 크기까지 세세히 규정한 조례 조항은 분명 성문법이지만, 실제 거리에선 주민들의 관행이나 상인 간 자율 규약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듯했다. “조례는 있지만, 일상에서는 잘 지켜지지 않…(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