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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님! 사실 어렸을 때는 제가 할머니를 가르쳐드려야 된다고 생각했어요. 핸드폰에 문자 온 것, 화장품 유통기한, 잘못 배달 온 편지들, 약 드시는 방법 등 갈 때마다 알려 드려야 할 것이 많아 당연히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핸드폰으로 일반전화기에 전화하시려면 지역번호를 누르셔야 연결이 되고, 요구르트는 냉장고에 넣어놓고 드셔야 되요. 보일러나 가스 잘 안되면 안방에 붙여드린 경비아저씨 전화번호로 전화하셔서 바로 봐달라고 하셔야 해요. 옆에서 알려야 할 것이 너무 많은데 혼자 계시는 할머니 생각하면 늘 마음이 놓이질 않고 죄송할 뿐이에요.
그런데요 할머니, 이제 저는 할머니께 배우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요. 어떻게 할머니처럼 부지런해질 수 있을까요? 어떻게 5년이나 되는 시간 동안 누워계신 할아버지를 혼자 돌보셨을까요? 정말 할머니는 자식들만 좋으면 다 괜찮으신 걸까요? 큰 이모 먼저 하늘나라 보내시고 마음 깊은 곳에 묻으셨을 때 어떤 마음으로 힘든 시간 견디어 내신건지요?
이 편지를 할머니께 직접 전해드릴 용기가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이렇게 마음을 적어본 것만으로도 제게 너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