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무엇이 인류의 운명을 바꾸었는가
‘총, 균, 쇠’는 부제처럼 무기, 병균, 금속이 인류의 운명을 어떻게 바꿨는지에 대한 책이 아니다. 이 책은 특정 집단의 사람들이 어떻게 무기, 병균, 금속과 같은 이점을 가지게 되어 다른 집단을 침탈하고 정복하게 되었는가에 관한 책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변은 이것이었다. “각 대륙의 사람들이 경험한 장기간의 역사가 서로 크게 달라진 까닭은 그 사람들의 타고난 차이 때문이 아니라 환경의 차이 때문이었다.”
나는 전부터 유럽인들이 세계를 지배하며 막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 이유가 산업혁명 이후의 기술 발달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산업혁명은 누군가의 우연한 증기 기관의 발명 때문에 시작되었고, 이후 유럽의 여러 국가는 발달한 기술을 이용하여 다른 지역을 점령하고 침탈했던 것이다. 이 책을 읽던 중 나는 이러한 생각이 상당히 단편적이고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주로 유라시아 대륙과 아메리카,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뉴기니와 같은 지역들을 비교하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에 사는 사람들이 소위 문명이라는 것을 발전시키며 제국을 건설할 때, 왜 다른 대륙에서는 부족 사회나 수렵 채집이 이루어지고 있었냐는 것이다. 저자는 유라시아 대륙의 자연환경이 문명의 발달에 유리했다고 말하고 있다. 작물화가 가능한 야생 식물 종이 다량으로 존재했고, 가축화가 가능한 대형 포유류가 많이 존재했으며, 동서로 긴 지형이 교역이나 전파에 유리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의 생활 방식의 차이가 결국 환경에서 기인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근거로 그는 고대 폴리네시아인들의 이주를 들었는데, 농업에 적합한 섬에 정착한 사람들은 농사를 지어 식량을 생산하고, 고도로 발전된 사회를 이루었다. 반면, 작고 고립되며 농업에 적합하지 않은 섬들에 정착한 이들은 수렵 채집민의 생활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또한, 저자는 ‘발명은 필요에 의해 이루어진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