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데미안을 읽고
이 책은 전반적으로 신비로운 느낌의 소설이다. 이 소설의 제목이 데미안이기에, 나는 데미안이 곧 이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생각한다. 데미안이 그 스스로 너무나 많은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책의 서술자는 데미안이 어떤 사람인지를 서서히 드러내고, 독자가 나머지 부분에 대해 생각해 보기 위해서 간접적으로 조금씩 보여주는 일종의 창구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실질적인 이 책의 주제는 곧 데미안에 있는 것이다.
데미안은 내가 여태까지 보지 못했고, 존재할 것이라고 상상하지도 못했던 사람의 형태였던 것 같다. 나는 책의 초반부부터 데미안의 자아가 드러나면 독자들이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상대적으로 서투르고, 데미안에 대해서 무지한 서술자의 시점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갔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 책에서의 서술자가 평범해 보였지만 처음부터 일종의 표식을 지녔고, 이 표식이 그를 결국 데미안의 세계로 이끌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 책의 독자를 서술자에 대입해 보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의도이자 선택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이 책에서 우리가 느껴야 하고 공감해야 할 것은 결국 데미안의 시점일 것이다.
이 책을 읽어가며 데미안이 어떤 사람일지를 어렴풋하게 짐작해 보았을 때, 데미안의 본성의 집약체, 즉 모든 사상의 기원인 에바 부인이 등장한다. 에바 부인도 데미안처럼 신비로운 사람이며 독자가 에바 부인을 조우했다는 것은 곧 에바 부인의 세계, 즉 데미안의 세계에 깊숙이 들어왔고 에바 부인이 드디어 독자와 만날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다. 그 전까지는 계속 한 동네에 살았지만 아직까지는 에바 부인이 직접 만나지 않고 데미안을 대신 보내었던 것이고, 만약 에바 부인을 계속 접했으면 그는 에바 부인을 향한 사랑을 느끼지 못했을 것이며 그 특별함도 물랐을 것이다. 즉 에바 부인은 이미 그 독자가 데미안의 세계에 심취했을 때에만 나타나는 존재, 그 특별함과 베일을 걷고 어렴풋이 드러나는 그 모습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 책은 여러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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