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침묵 (엔도 슈사쿠)
대학교 2학년 때, 종교학 수업에서 엔도 슈사쿠의 ‘침묵’을 읽어볼 것을 권유받았다. 사실 그때까지 엔도 슈사쿠라는 작가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고, 종교 소설이라는 장르 자체에도 큰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수업에서 다루는 내용과 관련된 참고 자료로 언급된 이 책의 제목이, 어딘가 모르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침묵’이라는 단어가 가진 여러 의미와 그 속에 담긴 무게감이 나를 매료시켰고, 결국 호기심에 이끌려 책을 읽게 되었다.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좀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싶다는 욕심도 한몫했다. 수업에서 다룬 내용은 기독교 박해의 역사였고, 그 역사의 한가운데 서 있는 일본의 기독교 신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침묵`을 읽으면서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허구의 경계에서 진실과 신앙에 대해 고뇌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소설은 17세기 일본의 혹독한 기독교 박해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포르투갈 예수회 신부인 로드리고는 일본에서 순교한 선배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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