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누군가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이 꼭 거창한 재난이나 사고 때문만은 아니다. 몇 년 전, 동네 경로당에서 마주친 한 어르신의 이야기가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아들이 있지만 연락이 끊긴 지 수년이고, 노인은 기초연금을 겨우 받아가며 하루 한 끼로 끼니를 때우고 있었다. 그런데도 그는 기초생활보장제도에서는 탈락했다고 한다. ‘부양의무자’ 기준 때문이었다. 아무런 도움도 받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그는 국가로부터조차 외면당하고 있었다. 그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문득 생각이 들었다. 인간으로서 누려야 할 최소한의 삶조차 누리지 못하는 이들에게, 사회보장이란 어떤 의미일까. 그리고 왜 그런 권리를 ‘요구’할 수 있어야 하는가.
사회보장수급권이라는 개념은 단순히 ‘도움을 받는다’는 차원을 넘어서, 국가로부터 인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이다. 이는 시혜가 아니라 ‘법적 권리’이며, 헌법적 가치인 인간의 존엄과 직결된 개념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 수급권은 때로 무관심 속에 방치되거나, 복잡한 기준과 행정적 한계 속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수급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