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얼마 전 뉴스를 보다가 A씨 사건에서 대법원이 내린 판례 적용 방식을 접했다. 방송화면 속 판사는 “피고인의 동기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설명을 덧붙였지만, “과연 법이 모든 사정을 온전히 반영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다. 사건 당사자들이 처한 가족 관계나 사회적 배경, 경제적 곤란까지 단일한 법의 틀로 재단해야 하는 현실은 마치 형식적 합리성에만 집착하는 거대한 기계 같았다. 나는 판례 전문을 찾아보려 했지만, 법조문 사이에 감춰진 인간의 고통과 미묘한 사정은 쉽게 드러나지 않았다.
법은 사회 질서 유지와 분쟁 해결을 위해 개발된 최소한의 약속이다. 그러나 법 체계는 본래부터 완전할 수 없다. 국민이 기대하는 정의와 실제 법 적용 사이에는 필연적 간극이 있다. 법의 내재적 한계는 바로 이 간극에 숨어 있다. 형식적 합리성과 보편 원칙을 중시하는 법은 구체적 현실의 복잡함을 모두 담아낼 수 없다. 법 조문이 추상적일수록 재판 과정에서 법관의 재량은 커지지만, 그만큼 예측 가능성이 낮아지고 불확실성은 증가한다.
나는 대학교 교양 수업 시간에 민법 조문 하나를 두고 교수님과 토론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