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높임말을 써야 할까 말아야 할까. 생각보다 자주, 생각보다 깊게 이 질문을 되뇌게 된다. 특히 낯선 사람과 처음 대화를 시작해야 할 때, 혹은 직장이나 모임 등에서 나보다 나이가 많지만 서로 존댓말을 쓸지 말지 애매한 관계일 때 더욱 그렇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상대가 존댓말을 기대하는 분위기에서 반말을 섣불리 쓸 수 없고, 반대로 격식 없이 편하게 지내자는 말 한마디로도 높임법의 균형이 무너지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처럼 한국어의 높임법은 단순한 문법적 형식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조율하는 일종의 사회적 약속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고도 복잡한 주제이다.
내가 가장 당황했던 경험은 학교에서 외국인 친구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던 날이었다. 함께 활동하던 분이 나보다 훨씬 연배가 있어 보여서 처음에는 조심스레 존댓말을 썼다. 그런데 그분이 갑자기 “아유, 나한테는 반말 써도 돼”라고 말하며 웃으셨다. 나는 어색하게 웃었지만 결국 끝까지 존댓말을 고수했다. 왜냐하면 반말을 쓰는 순간 오히려 무례하게 보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반말을 쓰라 해도 그렇게 하기 어려운 상황, 그리고 반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