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청소년의 성 인식에 대해 논하려고 마음먹은 것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운동장 구석에서 나누었던 민망하지만 솔직한 대화들 때문이다. 친구 지현이와 나는 수업을 마친 뒤 교문 앞에서 ‘콘돔은 어떻게 쓰는 거냐’는 질문으로 급히 고개를 숙였다. 그 순간 내 심장 소리가 귀에 울릴 만큼 크게 뛰었지만, 서로의 얼굴을 보며 숨죽인 웃음을 터뜨렸다. 그 대화는 단순한 장난이 아니었다. 호기심과 불안, 금기와 책임감이 뒤엉킨 복잡한 감정이었으며, 나는 그때부터 ‘청소년의 성에 대한 궁금증이 너무 크지만 마땅한 정보를 얻기 어렵구나’ 하는 의문을 품었다.
이후 사회복지 현장에서 만난 A군(가명)의 모습은 나의 고등학생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A군은 중학교 3학년 남학생으로, 상담실 문을 살짝 열고 들어와 “선생님, 친구들이 야한 짤을 보여주는데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어요”라며 조심스럽게 말을 시작했다. 그의 눈빛은 호기심으로 반짝였지만, 곧 “이런 질문을 해도 되는 걸까” 하는 두려움에 어둡게 가라앉았다. 나는 A군 손에 들린 스마트폰 화면 너머로 느껴지는 불안감과 민망함이, 똑같이 내가 경험했던 그 민망한 고백과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