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우리 사회에 집단적 불안이 확산되면서, 나는 일상 속에서 느껴지는 미묘한 긴장감에 자주 놀라곤 한다. 몇 해 전 지하철을 탔을 때였다. 마스크로 입과 코를 가린 승객들의 눈가에는 초조함이 가득했다. 문이 열리고 닫힐 때마다 숨소리가 가까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평소 같으면 무심히 지나쳤을 역광 광고판조차 ‘마스크 제대로 썼냐’고 묻는 경고문처럼 다가왔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무심코 스마트폰을 바라보던 손이 덜덜 떨렸다. 이 경험은 ‘집단적 불안’이라는 현상이 단순히 미디어 속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우리 피부에 와 닿는 현실임을 깨닫게 해 주었다.
친구들과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도 ‘불안 토크’가 유행처럼 번졌다. 한 친구가 “요즘 뉴스만 보면 숨이 막힌다”고 보내자, 이모티콘으로 답하던 이가 “맞아, 나도 밤에 잠 못 자고 뉴스 검색만 반복한다”고 고백했다. 그 말은 곧바로 다른 친구들의 불안 체험담으로 이어졌다. “은행 앞 줄이 길기만 해도 불안하다”, “마트 진열대가 비어 있으면 위기가 가까워진 듯하다” 같은 메시지들이 연달아 올라왔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서로의 불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