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영국과 미국의 사회복지 실천 역사를 살피려는 이유는 내가 대학 시절 런던 한복판의 고아원 앞에서 밤눈이 내리던 그 순간에 느꼈던 초조함과, 한국으로 돌아와 복지 현장을 둘러보며 드러난 갭(gap)이 머릿속에 오래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자원봉사자로 고아원 문 앞에 서 있었는데, 낡은 벽돌 사이로 스며드는 눈발이 아이들의 얼굴을 더 하얗게 부각시켰다. 돌봄의 손길이 절실한 아이들을 바라보며 “과연 이 제도가 그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꿔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제도라는 말이, 멀리 떨어진 법령과 규정이 아니라 눈물과 웃음이 교차하는 이 작은 방 안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고 싶었다.
귀국 후 한국 복지관 현장을 둘러보았을 때, 런던에서 느낀 그 의문은 더욱 선명해졌다. 영국과 미국에서 시작된 빈민구호법과 자선조직협회, 그리고 뉴딜 정책의 역사적 배경 속에는 국가와 민간, 제도와 운동이 끊임없이 긴장과 상생을 반복해 온 과정이 담겨 있다. 반면 한국은 짧은 기간에 빠른 경제성장과 산업화를 거치며 복지제도가 뒤늦게 형성되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놓친 지점은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머릿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