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나는 대학 2학년 여름방학에 일본 교환학생으로 떠난 첫날부터 타 문화 이해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내 이름이 쓰인 손팻말을 들고 서 있던 현지 학생회 담당자를 따라 버스를 탔다. 차창 너머로 비친 도심의 풍경은 익숙한 한글 간판 대신 한자와 가타카나로 가득했다. 목이 마른 듯 건조한 공기가 코끝을 스치자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작은 불안이 밀려왔다. 그 불안은 곧 ‘조금 더 열린 마음이 필요하다’는 다짐으로 바뀌었다.
기숙사 배정 통로를 따라 걸으며 나는 큰 짐가방을 끌다가 발이 걸려 넘어질 뻔했다. 옆에 있던 룸메이트가 “다이죠부”라며 다정하게 물어 보았다. 나는 “다이죠부”라는 단어만 겨우 떠올려 대답했지만, 마음속에는 ‘내 한마디가 진짜 위로가 되었을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상대방이 내 부족한 회화 실력을 눈치 채지 않고 부드럽게 미소 지어 준 그 순간, 언어 너머의 문화적 배려가 얼마나 큰 힘을 주는지 깨달았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는 더욱 혼란스러웠다. 식당에 들어서니 일본식 좌식 테이블과 다다미 매트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메뉴판을 보니 글자만 가득하고 그림 한 장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