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나는 대학교 3학년 때 학생회 프로젝트 준비 과정에서 관리자와 리더의 차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학내 축제 기획단에 참여하게 된 것은 기대에 부풀었던 순간이었다. 축제 프로그램 구성, 예산 편성, 홍보 방안 등을 논의하는 회의는 매주 진행되었다. 그러나 회의 첫날, 팀장의 말투는 마치 매뉴얼을 읽어 내려가는 듯했다. “프로그램 기안서는 A 양식, 예산 보고서는 B 양식에 맞춰 제출하고, 홍보 문구는 C 부서 검토 후 최종 확정하라”고만 반복했다. 화면에 띄운 슬라이드를 따라 눈으로만 쫓다 보니 내 머릿속은 금세 멍해졌다. 이때 내 안에는 작은 목소리가 울렸다. ‘대체 이 형식을 왜 이렇게 꼼꼼히 맞춰야 할까 정해진 틀 안에서만 움직여야 하나’
나는 노트북에 적힌 글씨에 눈을 고정한 채 손가락이 키보드를 망설이는 순간을 경험했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고 싶은데, 어디에도 기록할 공간이 없었다. 관리자는 안전성과 일관성을 중시하지만, 나는 새로운 시도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날 회의실 유리벽 너머로 보이는 교정의 나무들이 마치 나에게 손짓하는 것 같았다. ‘조금은 자유롭게, 다른 관점도 허용해 주면 좋을 텐데’라는 생각이 가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