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며칠 전 아파트 단지 안에 있는 작은 놀이터를 지나던 중, 평소에 북적였던 그 공간이 한산한 것을 보고 문득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계는 오후 네 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햇살은 따뜻했으며 바람은 살랑였는데도 놀이터엔 아이가 거의 없었다. 그 순간 옆 벤치에 앉아 있던 한 어머니의 통화 내용이 들려왔다. “이따가 영어 끝나고 수학 학원 데려가야 해서, 놀 시간은 없어.” 그 말 한마디가 내 마음에 깊이 박혔다. 어쩌면 지금 우리 사회는 아이들의 발달보다 어른들의 불안을 먼저 들여다보는 구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교육은 더 이상 특정 계층만의 선택이 아니라, 전 계층이 참여하는 ‘불안 회피의 수단’이 되고 있다. 그리고 그 사교육의 손길은 점점 더 아래 연령으로 내려가고 있다. 초등학생은 물론 유치원생, 심지어 만 3세 이하의 영아까지도 한글, 영어, 수학 선행학습을 한다는 현실을 접할 때마다 나는 과연 이게 발달적으로 옳은 일인지, 아니면 어른들이 만들어낸 조급함의 반영인지 헷갈린다. 물론 인간 발달에는 ‘결정적 시기’라는 개념이 존재하고, 경험이 풍부할수록 두뇌 발달이 활발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