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사티어의 의사소통 유형을 처음 접한 순간은 상담 수업 교재에서 표로 정리된 다섯 가지 유형을 보았을 때였다. 그러나 교실 조명이 희미해지던 그 순간보다 더 선명하게 떠오른 것은 학교를 다닌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어머니와 부엌에서 설거지를 하던 기억이다. 어머니께서 접시 하나를 내려놓으며 “왜 자꾸 내 말투가 문제야”라고 한 마디 툭 던지자, 내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 말투 지적에 섭섭함이 밀려왔지만, 곧 이어 죄책감이 들었다.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 어머니의 마음을 상하게 했구나’라는 생각이 부엌 창밖의 빗물 방울처럼 뚝뚝 떨어졌다. 부엌 창밖을 바라보며 “어떤 말을 건네야 서로에게 상처가 덜할까”라는 생각이 스쳤다. 말로 치면 가장 가까워야 할 가족 사이에서조차, 말 한마디가 크고 작은 균열을 내고 있음을 깨달았다.
그때 나는 사티어의 ‘압도형’과 ‘핑계형’ 같은 용어가 단순 이론이 아니란 사실을 직감했다. 익숙한 가족 대화 속에서 우리가 무심코 선택하는 언어 패턴이 관계를 구축하기도, 무너뜨리기도 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느꼈다. 수업 교재에서 논리적으로 정리된 그 다섯 가지 유형이, 사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