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몇 달 전 조카가 처음으로 걸음마를 시작하던 날을 잊을 수 없다. 거실 모서리에 놓인 난간을 붙잡고 한 걸음씩 내딛던 녀석은 갑자기 중심을 잃고 난간 모서리에 이마가 쾅 부딪힐 뻔했다. 그 순간 나는 숨이 멎는 듯했다. 다행히 모서리 쿠션이 제 역할을 해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조카의 눈가에 맺힌 눈물은 나의 마음에 깊은 자국을 남겼다. “이런 작은 공간도 어린아이가 안전하게 탐색할 수 있을 만큼 배치했어야 했는데”라는 자책감이 순간적으로 온몸을 흔들었다.
이보다 앞서 실습실에서 영아들이 놀이 매트 사이를 기어 다니던 풍경도 마찬가지였다. 바닥 매트가 살짝 어긋난 틈으로 작은 발가락이 걸려 한 아이가 몸을 뒤틀며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급히 매트를 제자리에 맞추는 동시에 아이를 안아 올려달랬다. 그 순간 “이 공간이 과연 안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매트 한 장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지만, 걸음마를 시작한 영아에게는 그 작은 틈이 위협이 될 수 있었다.
걸음마 단계의 영아는 세상 모든 것이 호기심의 대상이다. 작은 상자 하나에도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며, 부드러운 카펫 위를 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