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대학교 2학년 봄학기, 전공 수업 중 발표를 준비하던 중이었다. 팀 프로젝트 자료를 점검하느라 도서관 열람실에 앉아 있던 나는 컴퓨터 화면 너머로 동료 A씨의 떨리는 목소리를 듣게 되었다. 작은 스피커에서는 분명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였지만, 보청기를 낀 친구는 “숨이 막힌다”고 속삭이듯 말했다. 그 순간 교양 수업의 발표자와 청중이 아니라, A씨와 나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흐르는 듯했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고, 나는 도서관 복도로 나와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퇴근이 아닌 등교길, 지하철 칸에 몸을 실은 나는 “나도 저럴 수 있겠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전공 수업 발표를 앞두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경험은 종종 있었다. 그러나 그날 느낀 떨림과 공포는 단순한 긴장과 달랐다. 발표 연습 때까지는 평온했지만, 실제 발표 자리에서는 갑작스러운 두려움이 나를 사로잡았다. 조명 아래 마이크를 잡는 순간, 입술이 메말라 목소리가 갈라질 것만 같았다.
이 불안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주변 친구들도 과제 마감 전날 밤이면 카페에서 “이대로 과제를 제출하고도 정말 괜찮을까”라며 한숨을 쉬었다. 학과 세미나실에서 동아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