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의 경계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묘한 당혹감과 함께 얼얼한 흥미를 동시에 느꼈다. 초등학교 과학 시간에 화학 실험을 통해 용액의 색이 변하는 과정을 눈으로 확인하며 “자연은 참 명료하다”라고 생각하던 내게, 중학교 사회 시간에 통계 교과서 속 수치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려고 하는 시도를 마주하자 “정말 사람의 마음을 숫자로 담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강하게 밀려왔다. 교과서 속 그래프가 단순히 범죄율이나 실업률의 변동을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거기에 숨은 수많은 개인의 고단한 사연과 복잡한 감정이 은폐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고등학교 진로 탐색 수업에서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것은 사회과학의 분석력이다”라는 선생님의 말에 나는 마음이 한 번 더 흔들렸다. 바로 전 수업에서 “화학 반응을 이해하면 신약 개발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역할이 제시되었기 때문이다. 이때의 나는 “내가 정말 이 두 분야 사이에서 어떤 관점을 잡아야 할까”라는 작은 고민에 빠졌다. 과학의 한 갈래가 자연현상을 정밀하게 재현예측하는 실험실 속 세계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