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부모자녀 간의 의사소통은 부부 간의 의사소통과 분명히 다르다. 부부는 동등한 성인으로서 대등한 대화를 나누지만, 부모와 자녀는 권위와 보살핌, 성장과 보호의 관계가 얽혀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말 한마디, 눈빛 하나가 상대의 마음 깊은 곳에 닿기도 하고 부딪히기도 한다. 나는 대학에서 가족상담을 전공하며 이 차이에 주목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도 부모님과 대화하다가 문득 말문이 막힌 경험이 잦았기에 이 주제를 선택하게 되었다.
어느 날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엄마, 오늘 힘들었어”라고 가볍게 물었지만 정작 엄마는 거실 소파에 앉아 TV 화면만 바라보았다. 대답 대신 돌아온 것은 “응”이라는 짧은 한마디뿐이었다. 그 순간 나는 부모님과 대화의 온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부부 간에는 감정선을 솔직히 주고받지만, 부모자녀 간에는 서로의 기대와 역할이 대화 속에 은근히 스며들어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날에는 내가 스마트폰만 바라보며 “아빠, 오늘 어땠어”라고 묻자, 아빠는 “바쁘다”는 두 글자로 대화를 마무리했다. 그 답변에 나는 허탈함과 동시에 미안함이 찾아왔다. 자녀로서 부모님께 더 다가가고 싶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