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발달지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머릿속에 선명한 그림 하나를 떠올렸다. 실습 중이던 어느 날, 유치원 복도 끝에 앉아 있던 한 아이가 떠올랐다. 아이는 또래보다 훨씬 느린 말투로, 천천히 나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그 아이는 한참을 고민하다가 다가와 “이거 같이 해요”라고 말했는데, 그 짧은 문장을 꺼내기까지의 시간이 이상하리만치 길게 느껴졌다. 주변에서 놀고 있던 다른 아이들은 이미 무언가를 그리고, 뛰고, 소리치며 활동하고 있었지만, 그 아이는 마치 다른 시간 속에서 살아가듯 조용히 움직이고 있었다. 당시에는 단순히 수줍은 성격이라 여겼지만, 나중에 교사에게서 그 아이가 ‘발달지체’ 판정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순간, 나는 하나의 단어가 어떤 삶을 가리키는지를 아주 조금은 이해하게 되었다.
그 경험 이후로 나는 아이들의 ‘속도’에 민감해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금세 받아들이고 빠르게 반응하는 반면, 어떤 아이는 긴 시간과 반복, 그리고 많은 격려를 필요로 했다. 하지만 그 느림 속에도 분명한 성장의 결이 있었고, 그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우리는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