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친족에 의한 아동학대 사례가 연일 보도된다는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화면 속 아이의 눈동자는 부모의 얼굴과 닮아 있었기에 더 충격이었다. 어느 새 익숙해진 교과서 속 통계가 아닌, 살아 있는 아이의 고통이 현실 앞에서 어쩐지 부끄러웠다. 내가 지닌 ‘가족은 가장 안전한 울타리’라는 믿음조차 흔들리는 듯했다.
며칠 뒤 친척 집에 놀러갔다가 조카의 얼굴에 남은 상처를 목격했다. 장난감 자동차를 손에 쥐고 있던 작은 볼에는 멍울진 자국이 선명했다. 조카는 아무 말 없이 한쪽 뺨을 손으로 살짝 가리며 눈을 내리깔았다. 그 모습은 마치 “이 상처가 내 마음 깊은 곳까지 울리고 있어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라 가만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지하철에 올랐을 때는 뉴스를 다시 떠올리며 가슴이 불안으로 꽉 찼다. 한 손에는 휴대폰 뉴스 화면, 다른 한 손에는 조카의 떨리는 손이 떠올라 두 손이 모두 뜨거워졌다. 창밖 풍경은 그대로인데 내 내부는 온통 불안이 일렁였다. 막연하게 ‘우리 주변 어딘가에서도 이런 일이 계속되고 있구나’라는 불편한 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