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처음 중증장애인 분이 혼자 거리를 걸어가는 모습을 마주했을 때 놀라움과 당혹감이 동시에 찾아왔다. 저녁 무렵 지하철역 앞 보도블록에서 지팡이 하나만 의지한 채 걸음을 떼던 그분은 마치 외줄 타기를 하는 듯 아슬아슬해 보였다. 나는 무심코 ‘저분은 어떻게 하루를 시작할까’라는 질문을 떠올리며 발걸음을 멈췄다. 사람들로 붐비는 거리 한가운데서 도움을 요청할 법도 한데, 그분은 주변을 둘러보며 조심스럽게 길을 이어갔다. 순간 나 자신이 무색해졌다. 일상을 당연하게 누리는 내가, 누군가에게는 사소한 걸음 한 걸음이 전부일 수 있다는 사실이 새삼 뭉클했다.
얼마 전에는 간병인의 도움 없이 집 안팎으로 단독 이동이 불가능했던 친척 할머니를 뵌 적이 있다. 거실에서 부엌으로 한 발자국 내딛는 일조차 허리와 다리에 큰 통증을 동반했기 때문에, 할머니는 하루 종일 거실 소파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다. 손이 닿는 곳마다 편의를 위한 손잡이나 의자가 배치되지 않아, “여기만 조금만 높이가 낮았어도”라는 아쉬움이 곳곳에서 묻어났다. 할머니의 막막함은 곧 나의 막막함으로 다가왔다. 한 사람의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물리적제도적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