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어렸을 때 친척 집에 놀러갔던 기억이 생생하다. 거실 구석 소파 위에 앉아 있던 두 살배기 조카가 낯선 사람을 경계하듯 눈만 깜빡이던 모습이 떠오른다. 특별한 이야기인지도 모른 채 장난감 자동차를 만지작거리던 조카의 작은 손가락 끝에는 가느다란 흉터 자국이 남아 있었다. 그날은 가족 간 오랜 만남이라 상처를 묻어두었다가 나중에야 친척 어른이 “옛날 실수로 긁혀서 그렇다”라고 가볍게 말했지만, 나는 그 설명만으로 마음이 온전히 안심되지 않았다.
결혼과 동시에 입양가족이 된 친구의 집을 찾았을 때도 비슷한 감정이 밀려왔다. 부모님이라고 부르던 두 분의 눈빛에는 희미한 긴장감이 배어 있었다. “내가 이 집에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진짜 부모님이 아니어도 괜찮을까”라는 고민이 친구의 미소 뒤에 숨어 있었다. 나는 친구의 그 미묘한 표정을 보며 ‘입양가족 안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균열이 존재하구나’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다.
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 후 입양가족을 주제로 한 수업을 들으면서는 두 가지 현실이 맞물렸다. 이론으로는 입양이 아이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고 배우지만, 현장 실습에서 만난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