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대학교에서 입양법을 처음 배웠던 날은 아직도 선명하다. 교수님이 “입양은 법이 보장하는 가장 강력한 보호장치이자 새로운 가정의 탄생”이라고 설명하셨을 때, 교실 안 공기마저도 무겁게 느껴졌다. 나는 그 말이 문장의 형태로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 현장은 얼마나 복잡할지 상상해 보았다. 제도가 아무리 촘촘해도 정작 현장에서는 수많은 빈틈이 존재한다는 모호한 불안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 불안이 현실이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은 얼마 지나지 않은 일이었다. 아이를 입양보내고 혼자 남은 친척집 초인종을 누를 때 나는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초인종 소리가 반향하듯 텅 빈 거실을 울리고, 문틈 사이로 보이는 작은 신발 한 켤레는 마치 “누군가 이 공간을 기다리고 있어요”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나는 몇 초간 문고리를 붙잡고서야 겨우 정신을 가다듬었다. 그 집에서 아이를 잃은 친척의 표정이 떠올랐다. “우리 아이는 어떻게 잘 자라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망설임이 길어지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며칠 뒤 길가에 있는 육아지원센터 게시판을 지나칠 때였다. 화사한 색지에 커다랗게 쓰인 “새로운 가족을 기다립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