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아동학대 관련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가슴이 내려앉았다. 텔레비전 화면 속 피해 아동의 떨리는 목소리와 불안에 찬 눈빛은 내가 상상하던 그 이상의 공포였다. 정확히는 얼마 전이었다. 출근길 버스 안에서 라디오 뉴스가 ‘가정 내 아동학대 증가’를 알렸고, 앵커의 차분한 어조와 달리 내 배 속에서는 묘한 긴장감이 일었다.
어린 시절 집 앞 놀이터에서 울며 달려오던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날 친구는 손목에 멍이 가득했지만 “놀이 기구에서 넘어졌어”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 말을 믿기엔 친구의 떨리는 입술과 눈가에 맺힌 눈물이 더 확실했다. 당시에는 부모님께 알리기 민망해서 그냥 넘어갔지만, 그 기억은 나의 첫 번째 ‘아동학대’ 목격이었다. 친구의 작은 몸짓 하나가 얼마나 큰 상처를 감추고 있는지 그제야 깨달았다.
이후 어느 날 저녁, 퇴근 버스에 몸을 싣고 창밖을 보았다. 유리 너머로 스친 가로등 불빛이 간헐적으로 흔들릴 때마다 나는 ‘이웃집 문틈 사이로 들리던 낮은 울음소리가 실제로 존재할 수 있구나’라는 모호한 불안에 사로잡혔다. 버스 손잡이를 꽉 쥐어진 손끝은 차가웠고, 분주한 발걸음 사이로도 그 울음소리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