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대학교 2학년 때 자폐증 관련 뉴스를 접했을 때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마음이 착찹해졌다. 한 방송에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받은 아동의 수가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라는 통계를 전할 때, 화면 속 아이의 눈빛이 오래도록 잔상처럼 남았다. 그 눈빛은 나와 다르지 않은 한 인간의 호기심과 순수함을 지니고 있었지만, 동시에 세상과 소통하는 문이 닫힌 듯 고독에 가득 차 있었다.
며칠 뒤 길거리에서 어린 자폐아동과 눈이 마주쳤을 때는 더욱 당혹스러웠다. 횡단보도 앞에서 손을 꼭 잡고 있던 아이는 내 시선을 느낀 순간 살짝 고개를 돌리고는 다시 앞만 보는 듯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나도 모르게 폭 좁은 시선으로 다가갔던 내 걸음이 멈칫했었다. “이 아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는 모호한 궁금증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 궁금증은 상상할 수 없는 거리감이었지만, 동시에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연결을 갈망하는 마음이었다.
어느 날 학교 앞 놀이터에서 친구 부모들이 옹기종기 모여 수군대던 장면도 머리에 남아 있다. “우리 아이가 말을 잘 못 해서 걱정이야”라는 한마디가 흘러나오자, 그 주변에 모인 어른들의 시선이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