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난민 관련 뉴스를 접했을 때 나는 말문이 막혔다. TV 화면에 비친 그들의 얼굴은 마치 먼 우주에서 온 존재처럼 낯설었지만, 동시에 아득히 가까운 느낌이었다. 난민촌 아이들이 손에 든 빈 물통을 마른 눈빛으로 바라보는 장면에서 나는 순간 가슴이 훅 내려앉았다. “이 아이들은 어떤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며칠 뒤 캠퍼스 앞 카페에서 친구 지현이 “난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물었을 때, 나는 그동안 뉴스 헤드라인만 훑어봤을 뿐 정작 당사자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지현과 짧게 나눈 대화에는 “우리나라에 난민이 많아지는 게 맞을까”라는 의문과 “안전하다고만 여겼던 나라 밖에도 참혹한 현실이 있다는 걸 실감했으면 좋겠다”는 안타까움이 뒤섞여 있었다.
또 다른 날, 중앙도서관 자료실에서 국제연합난민기구(UNHCR) 보고서를 펼쳐봤다. 차가운 인쇄잉크 냄새 사이로 8천만 명이 넘는 난민 수치가 나열되어 있었다. 통계 수치가 반복될수록 내 속은 점점 무거워졌다. 숫자 너머에 자리한 수많은 개인의 삶이 머릿속에서 울려 퍼졌다. 머릿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