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며칠 전, 병원에 모친을 모시고 갔다가 기다리는 동안 대기실에 앉아 계신 어르신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진료 순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대부분 백발의 노인이었고, 대화 주제는 거의 건강과 약 이야기였다. 예전에는 그저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라 생각했는데, 그날은 이상하리만치 그 장면이 낯설고 또 인상 깊게 다가왔다. ‘어쩌다 이렇게 노인들만 가득한 공간이 일상이 되었을까’라는 질문이 마음에 남았다. 생각해보면 나의 부모님도 은퇴 후 하루 대부분을 집에서 보내신다. 가족 간의 대화도 예전만큼 많지 않고, 일상의 활력보다는 시간에 쫓기지 않는 ‘정지된’ 삶을 사는 듯한 모습이다. 이런 모습이 과연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점점 노쇠해지고 있다는 신호는 아닐까 싶었다. 실제로 대한민국은 이미 고령사회에 진입했고, 몇 년 후에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들린다. 하지만 막상 이 문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삶의 구조 전체가 바뀌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고령화는 단지 어르신이 많아진다는 뜻이 아니다. 고령화는 내 삶의 무게가 바뀌는 문제이고, 세대 간 역할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