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I. 서론
어릴 때부터 들어온 말 중에 유독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여자는 얌전해야지”, “남자가 왜 울어” 같은 말들이다. 그땐 별 생각 없이 넘겼지만, 나이가 들면서 이런 말들이 마음속 어딘가에 가시처럼 남아 있다는 걸 느끼게 된다. 사회는 성별에 따라 사람들에게 일정한 역할과 행동 양식을 기대하고, 우리는 그것을 덕이라고 착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런 ‘덕스러움’이 진짜 인간다운 삶과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날 뉴스에서 여성이 직장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은 사연을 듣고 화가 나면서도, 막상 내 일처럼 느껴지지 않는 무감각한 나 자신을 보며 불편함을 느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덕`이라는 것이 정말 ‘참을성’이나 ‘희생’ 같은 미화된 단어들일까. 이 고민을 품고 아리스토텔레스의 덕윤리를 다시 들여다보게 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좋은 삶을 위해 ‘덕’을 기르는 것을 강조했다. 그런데 그가 말한 덕은 어떤 규범에 순종하는 것이 아니라, 삶 속에서 균형을 찾고 실천하는 능력이었다. 그렇다면 양성평등이라는 문제를 덕윤리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떨까. 단순히 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