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나는 중학교 시절 친구 지수가 그림에 재능이 있음을 처음 알았을 때 적잖이 놀랐다. 어느 날 미술 수업 시간에 지수의 데생이 교실 벽에 부착된 것을 보고, 그 순간 친구가 무심히 그리는 낙서 속에 숨겨진 섬세한 감각을 발견했다. 나는 그 장면을 바라보며 설렘을 느꼈다. 그런데 동시에 ‘이 친구는 정말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때부터 나는 청소년이 가진 잠재능력에 관심이 생겼다. 그 경험은 단순히 미술 잘하는 친구를 보고 느낀 감탄만이 아니라, 일상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작은 강점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한 결정적 순간이었다.
집에 돌아온 뒤에도 나는 머릿속에서 지수의 그림을 떨칠 수 없었다. 부엌에서 저녁을 준비하시던 어머니가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라고 묻자, 나는 곧바로 친구 지수의 그림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니는 “네가 보기에 그 친구의 강점은 무엇이냐”고 물으셨고, 나는 솔직히 답하기가 어려웠다. 왜냐하면 그동안 친구의 그림 재능을 특별히 인정해 주지 않았던 내가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들었기 때문이다. 부모님의 질문을 받는 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