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복도 한구석에서 친구들이 낮은 목소리로 “저 애가 경찰서에 다녀왔다더라”라고 수군거릴 때 나는 얼어붙었다. 그 친구는 학교 앞에서 자전거 바퀴를 조금만 흔들었을 뿐이었는데, 어른들은 그를 ‘촉법 소년’이라 불렀다. 나는 그때 “아이에게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사로잡혔다. 단순한 장난이었지만, 누구도 그 경계를 명확히 설명해 주지 않았다.
얼마 후 뉴스를 통해 11세 소년이 친구들 사이에서 장난감 총을 휘두르다 무고한 시민을 다치게 했다는 보도를 접했다. 화면 속 그 아이는 “나도 잘못을 몰랐다”며 눈을 붉혔고, 나는 묘한 막막함을 느꼈다. 법이 그를 보호해야 할지, 처벌해야 할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현행 「소년법」은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을 촉법 소년으로 규정한다. 만 10세 미만은 형사미성년자로 보아 어떠한 형사 처벌도 적용되지 않는다. ‘처벌보다는 보호가 먼저’라는 기본 원칙에 따라 아동은 형사절차에서 배제되고 교정보호 처분을 받는다. 그러나 이 기준이 애매하다는 지적도 있다. 첫째, 10세라는 나이가 과연 아이의 책임 능력을 정확히 반영하는지 의문이다. 아이마다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