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대학 시절 보육원에서 만난 수진이는 친부모 사진을 꺼내 들고 “엄마가 날 버린 게 아닐까”라며 목소리를 떨었다. 나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가슴이 먹먹했다. 낯선 공간에서 홀로 사진을 꼭 쥐고 흐느끼는 아이의 눈빛은, 부모와의 첫 번째 사랑이 얼마나 큰 결핍으로 남을 수 있는지를 보여 주었다.
또 다른 기억도 선명하다. 자원봉사로 만난 입양부모는 아이를 처음 집으로 데려오던 날 손이 떨릴 정도로 긴장한 채 “우리 애가 잘 적응할 수 있을까”라며 몇 번이고 문고리를 잡았다 놓기를 반복했다. 그 모습에서 나는 ‘입양부모에게도 아이를 사랑하려는 마음 뒤에 책임과 두려움이 함께 자리 잡고 있구나’라는 생각에 마음이 아렸다.
수진이와 입양부모의 경험을 마주하며, 나는 입양당사자들이 겪는 심리적 갈등의 깊이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었다. 입양아동은 친부모에 대한 상실감과 애착 불안 사이에서 정체성 혼란을 겪는다. 친부모는 자녀를 떠나보낸 죄책감과 상실감, 사회적 시선의 무게에 괴로워한다. 입양부모 역시 사랑과 불안 사이에서 끝없는 자기 의심과 책임감을 동시에 짊어진다.
이처럼 입양은 단순히 법적 절차가 아니라, 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