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실습 첫날, 나는 동네 복지관의 어르신과 함께 홍삼 음료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어르신께서 농담처럼 “법에는 이렇게 적혀 있지만, 현장에선 이렇게도 해요”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그 순간 ‘법이 현실을 앞서가야 하나, 아니면 뒤따라가야 하나’라는 고민에 사로잡혔다. 어르신의 한 마디가 무겁게 다가온 이유는, 성문법 조항만으로는 현장의 복잡다단한 상황을 모두 담아낼 수 없다는 불안이 내 면담노트 곳곳에 스며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또 한 번은 법학을 전공한 친구가 사회복지 관련 소송을 준비하며 성문법 조항만 찾아 헤매던 모습이 떠올랐다. 그는 “판례도 중요하지만, 판례가 인정한 법조문이 없으면 소송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그 모습을 보며 나는 ‘명문화된 법조문 하나가 얼마나 큰 힘이 되고, 동시에 얼마나 큰 한계로 작용하는가’를 절감했다.
현장에서는 때로 국세청 고시나 지침, 판례 해석이 곧 불문법으로 작동한다. 이른바 불문법은 공식적인 입법 절차를 거치지 않았지만 현실에서 오랜 경험과 해석을 통해 형성된 규범이다. 그러나 불문법에만 의존할 때는 해석의 일관성이 흔들리며, 그 틈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