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몇 년 전 나는 한 번 읽고 서가 한쪽에 꽂아둔 소설책을 이웃 도서관에 기증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막상 도서관에 가서 기증 의사를 밝히자 담당 사서가 여러 서류를 요구하며 “기증 절차를 먼저 밟아야 한다”는 말을 했다. 그 순간 나는 “내가 이 책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이렇게 번거로운 것일까”라는 허탈함을 느꼈다. 결국 기증 양식을 작성하다 포기한 나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내 책을 내어 놓는 게 왠지 아까워서 망설여지기도 했다”라고 솔직하게 자책했다.
꼭 기증이 아니더라도 한때 친구와 나는 동네 작은 카페에서 책 교환 모임을 연 적이 있다. 그 자리에서 친구가 “이 책을 나만 읽고 처박아 둘 수는 없지”라며 자신이 좋아하던 에세이를 내놓고, 대신 내가 읽던 시집을 건넸다. 모임에 참여한 사람들은 서로가 가져온 책을 두서없이 둘러보며 “이 책을 읽어 보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세상이 열릴지도 모른다”라는 설렘을 공유했다. 그 순간 나는 “책 한 권만으로도 서로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따뜻한 경험인가”라는 만족감을 느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가 애정했던 책이 이곳에 머무를 때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