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고등학교 2학년 때 어머니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 병원에 실려 가셨던 날을 잊을 수 없다.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어머니는 거실 소파에 앉아 깊은 숨을 쉬며 눈을 감고 계셨다. “엄마, 괜찮으세요”라고 물었지만, 어머니는 “괜찮아, 조금만 쉬면 된다”며 웃으려 애쓰셨다. 그 장면을 바라보던 순간, 나는 가슴이 무너지는 기분이었다. 모두가 한자리에 모여 있어도 말문을 열지 못해 답답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아버지는 TV 화면만 바라보며 말없이 채널을 돌리셨고, 나는 그 모습을 보며 “우리 집 사람들은 각자 다른 생각을 하다가도 결국 한마음으로 모여 위로해야 하는데, 왜 모두가 말 한마디조차 내기 어려워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뒤, 어머니는 큰 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으셨다.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심각한 문제는 없지만 종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때 나는 “병원에서 가족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작용하며 어머니를 돌보는가”를 궁금해하게 됐다. 어머니의 상태가 조금씩 호전될수록 집 안 분위기도 달라졌다. 작은 말투 하나, 눈빛 하나가 가족 전체의 공기를 바꿔 놓는 경험을 통해, 가족은 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