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고등학교 2학년 때, 친구 한 명이 가출을 시도하며 “집에 있으면 살 수 없을 것 같다”라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있다. 그 친구는 평소 말수가 적고 조용한 성격이어서 어느 순간 가정 내에서 큰 갈등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미처 눈치채지 못했다. 그 순간 나는 “내가 친구에게 좀 더 먼저 다가가서 말벗이 되어 주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자책감과 함께, “이 친구의 마음속에는 어떤 절망이 자리 잡고 있을까”라는 막연한 두려움을 느꼈다. 나는 어떻게 해야 친구가 다시 집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를 몰라서 발걸음이 얼어붙었다.
또 한 번은 지역 복지센터 봉사하러 갔을 때다. 중학생 한 명이 “왜 아무도 내 얘기는 들어주지 않느냐”며 울음을 터트리며 고함을 지르는 모습을 보았다. 그 아이는 가정폭력과 학교폭력을 동시에 겪고 있었다. 아이의 비명을 들으며 나는 순간 “내가 과연 이 아이를 어떻게 도울 수 있나”라는 고민과 함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무력감”에 휩싸였다. 주변 봉사자가 달려와 다독이길 바라며 나도 어설프게 다가가 “괜찮아, 이야기해 봐”라고 말했지만, 정작 아이는 더 크게 울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