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사실 처음엔 인간의 언어습득 능력이 생물학적 선천성에 기인한다는 천성주의 주장을 접했을 때 의아함이 컸다. 내가 느끼기에 언어는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을 통해 점진적으로 배워 가는 과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성경구절처럼 ‘갓난아기는 뛰는 심장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비유는 한편으로는 시적으로 다가왔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너무 단순화된 해석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일었다.
내가 가장 생생하게 기억하는 일화는 작년 봄 내 동생 집을 찾았을 때의 풍경이다. 동생 부부는 세 살배기 딸에게 알파벳 카드와 그림책을 보여 주며 발음을 교정하던 중이었다. 그때 아기는 갑자기 “마마, 바바”라고 옹알이를 시작했다. 그 옹알이는 마치 아이가 머릿속에 선천적 언어설계자를 지니고 태어난 듯 자유롭게 흘러나오는 것처럼 들렸다. 하지만 문득 생각해 보니 동생 부부가 매일 수십 번씩 반복해서 들려준 음악 소리와 부모의 말투가 합쳐진 결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경험은 선천적 능력과 경험적 학습이 뒤얽힌 언어습득 과정을 미묘하게 드러낸다.
정확히 답하기는 어렵지만 천성주의 학자들은 유전적으로 타고난 ‘언어습득장치(언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