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나는 얼마 전 친구 집에서 생후 8개월 된 조카를 돌보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아이가 바닥에 깔린 부드러운 매트 위를 기어 다니며 촉감 인형을 만지작거리는 순간은 사랑스럽고 경이로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매트 가장자리의 작은 틈만으로도 아이가 발을 다칠 수 있다는 사실이 머릿속을 스쳤다. 친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매트 곁에 놓인 작은 장난감 자동차가 미끄러져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는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안전을 위해 모든 것이 세심하게 배치된 이 공간이 영아기 아이에게는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아침 등원길에도 비슷한 불안감이 이어졌다. 지하철 출입구에 설치된 유모차 전용 리프트를 타고 내려갈 때마다 나는 ‘이 장비가 문제없이 작동할까’, ‘아이의 체중을 충분히 지탱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어쩔 수 없이 떠올린다. 겨울이면 유모차 커버 너머로 보이는 아이의 옷차림이 충분한지, 여름이면 통풍은 제대로 되는지 세심하게 살피게 된다. 그렇게 작은 부분까지 고민하는 나 자신을 돌아보면 이 주제가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의 일상적 고민이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