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내용
1. 서론
19세기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한국의 민족주의적 역사 서술이 특히 고대사에 집중된 이유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역사적, 정치적, 문화적 배경에 기인한다. 먼저, 19세기 후반은 조선이 서구 열강의 침략과 제국주의적 압박에 직면하면서 민족적 정체성과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본격적으로 확산된 시기였다. 이와 함께 일제강점기(1910~1945)에 들어서면서 일본의 강제점령 하에서 민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저항 운동과 민족적 자긍심의 강화가 절실해졌다. 이러한 맥락에서 고대사는 우리 민족이 오랜 역사를 통해 형성한 정체성과 독자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근거로 내세워졌으며, 민족의 기원을 제공하는 역사적 연속성을 강조하려는 목적에서 크게 부각되었다. 특히, 고대사의 핵심적 사건인 삼국시대, 고구려, 신라, 백제의 존재와 발전 과정은 오늘날 한국인의 정체성과 자긍심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20세기 중반부터 21세기 초까지 풍부한 연구와 자료를 바탕으로 밝혀진 삼국시대의 고고학적 유물과 문헌 자료는 한국인에게 나라의 기원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강력한 역사적 근거로 작용하였다. 더군다나, 민족주의적 역사서술은 대개 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