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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그린북’ 감상문
영화 ‘그린북’ 감상문
예전에 친구와 함께 이태원에 놀러 간 적이 있다. 외국인이 많은 동네라 그런지 가는 곳마다 흑인들이 많았다. 당시에는 미국 뉴스를 보면 흑인들이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프레임으로 방송하는 경우가 많았다. 나 역시 그런 프레임으로 살아와서 흑인들만 보면 왠지 사고 칠 것 같다는 인식이 있었다. 그래서 이태원에서 흑인들이 있는 곳은 웬만하면 피했다. 나만 그런 건가 싶어서 친구에게 ‘흑인들을 보면 왠지 모르게 괜히 무섭지 않아’라고 물었다. 친구는 다른 시각으로 나에게 답했다. ‘그럴 때는 흑인들의 눈을 한 번 쳐다봐봐. 세상에 온갖 짐을 혼자 짊어진 것처럼 슬퍼 보여’ 그 말을 듣고 이태원의 길을 걷다가 흑인의 눈을 가만히 봤다. 그러다가 눈이 마주쳤는데 정말이지, 눈이 왠지 모르게 슬퍼 보였다. 그날 이후로 더는 흑인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었고, 그들도 우리와 같이 똑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영화 ‘그린북’의 토니도 처음에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흑인이 컵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컵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토니를 보면 처음에 내가 어떤 식으로 흑인을 생각했는지를 느낄 수 있다. 아마 나도 토니와 별반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천재 피아니스트이자 흑인인 셜리를 만나고 나서 토니의 생각은 달라진다. 흑인에 대한 사회적인 억압과 따가운 시선을 토니가 직접 체험하면서 그의 생각이 변하게 된다.
‘그린북’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아마 실제는 영화보다 훨씬 더 영화 같을 것이지만 우리가 흑인의 입장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그린북’은 더없이 좋은 영화다. 백인보다 더 품위를 유지하면서 사는 흑인 셜리와 흑인보다 더 흑인 음악을 좋아하며 현실에 찌들어 살면서 도박으로 푼돈을 따며 길거리…
‘그린북’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되었다. 아마 실제는 영화보다 훨씬 더 영화 같을 것이지만 우리가 흑인의 입장을 조금이나…